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은 가정의 행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와의 대화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지식의 부족이 아니라 지속적인 훈련의 부재 때문입니다. 니플러스 인간 연구소 박재연 소장은 대화 훈련가로서 수많은 가정의 소통 문제를 해결해왔습니다. 그가 제시하는 컴패션 양육 시리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화 기법을 통해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인 '사랑의 대화'를 완성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타당화와 공감으로 시작하는 대화의 기술

대화의 첫 단추는 타당화입니다. 타당화란 상대방의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으로, "그랬겠구나"라는 간단한 표현에서 시작됩니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서 하는 말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모두 아이를 문제로 만드는 말로 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화를 할 때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재연 소장은 좋은 일도 힘든 일도 모두 타당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아이가 "엄마나 선생님이 너무 싫어"라고 말할 때, "어디서 그런 말을 해"라고 반응하는 대신 "그만큼 싫었어"라고 한 번은 타당화해줘야 합니다. "엄마 이거 내가 만들었어"라며 작품을 가져올 때도 부모가 보기에 형편없더라도 "와 이거 만드느라 수고했겠네"라며 노력을 인정해주는 것이 타당화의 핵심입니다.
"그랬구나", "많이 속상했겠구나"와 같은 감정을 인정해주는 말이 아이의 마음을 먼저 안정시킵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머리로는 타당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막상 현실에서 아이가 울면 "왜 울어 울지 마"라고 반응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훈련의 문제이지 알고 모르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면 우리도 사실 공감받고 싶어 했습니다. 타당화는 단순한 기법이 아니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태도의 표현입니다.
미주신경과 호흡법을 활용한 감정 조절

화를 정말 내고 싶지 않지만 조절이 안 되는 것, 이것이 많은 부모들이 겪는 실질적인 어려움입니다. 대화를 하다 보면 감정이 격해지며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고, 억양이 세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박재연 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경계, 특히 미주신경에 주목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신경계 중 미주신경이라는 10번 신경은 머리의 대추알처럼 튀어나온 부분에서 척수를 따라 배까지 내려오는 가장 긴 신경입니다. 이 미주신경은 세 가지로 나뉘는데, 가장 좋은 것은 배쪽 미주신경으로 소셜 인게이지먼트, 즉 사회적 연대를 결성할 수 있는 능력을 담당합니다. 이 기능이 활성화되면 "아이와 갈등이 생겼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아빠 오시면 우리 같이 한번 얘기해 보자. 아니면 한 10분 후에 엄마 방으로 와 우리 그 문제에 대해서 다시 얘기하자"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와 대화에 실패하는 이유는 문제를 아이와 분리해서 보고 해결할 수 있는 이 기능이 가장 먼저 셧다운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파이트 플라이트 기능이 확 되살아나는데, 부모에게 자녀는 플라이트할 대상이 아니므로 만만한 아이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게 됩니다. 이를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고 하며, 뚜껑이 열린 상태라고 표현합니다.
그럴 땐 호흡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고 잔잔하게 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흥분을 가라앉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호흡법입니다. 천천히 코로 숨을 마시고 입을 끝까지 뱉으며, 뱉을 때 "부"하고 소리를 내보는 것입니다. 코로 숨을 쉬고 코로 뱉을 때는 온도가 달라집니다. 약간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고 따뜻한 바람이 나갑니다. 일상에서 천천히 숨을 쉬고 끝까지 입을 뱉는 이 훈련을 매일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대화를 잘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호흡만 잘해도 대화가 바뀔 수 있으며, "내가 뭐 때문에 화가 났지? 내가 원하는 행동은 뭐지?"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으로 빠르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바쁜 부모를 위한 3분 처방과 실천 전략
모든 부모가 바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여유는 대화의 필수 조건이지만, 그 여유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박재연 소장은 시간적 여유와 체력적 여유 모두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일 끝나고 집에 갈 때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숙제 확인, 내일 학교 준비물, 밀린 설거지, 씻기고 재우기 등을 생각하면서 점점 교감신경이 활성화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3분 처방은 간단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든 자차를 운전하든, 주차장에서 시동을 끄고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일 중 기분 좋았던 일을 떠올려보는 것입니다. "내가 오늘 점심 먹고 회사에 돌아왔더니 내 팀 매니저가 사탕 하나랑 음료수 하나를 내 책상에 놓고 갔어." 그럼 '고마운', '다정한', '따뜻한', '뭉클한' 같은 감정을 소리 내서 말해보는 것입니다. 3분 정도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며, 이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가벼워집니다.
코로 숨 쉬고 입으로 숨을 끝까지 내뱉는 호흡을 함께하면 활력과 휴식이 내 몸 안에서 균형을 맞춥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계의 밸런스가 잘 맞춰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준비하고 집에 들어가는 순간만큼은 웃으면서 아이를 한번 안아주는 것, 그것만 해도 굉장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유는 그냥 생기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3분이라도 5분이라도 의도적으로 시간을 내서 그 여유를 내 몸에 줘야 합니다. 의도적으로 하지 않으면 내 몸과 마음이 여유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화를 누그러뜨린 후에는 구체적인 대화 기술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평가하는 말보다는 구체적으로 요청하고, 비교하기보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추상적인 말을 하기보다는 행동 중심의 말을 하는 대화가 아이를 지키는 대화가 될 수 있습니다. 박재연 소장은 "네 문제는 이거야"라는 손 위치에서 "중요한 건 이거야"라는 손 위치로 바꾸라고 조언합니다. 아파트에서 뛰는 아이에게 "넌 애가 왜 이렇게 나대니"라고 말하면 아이는 '나는 나대는 아이야'를 듣게 됩니다. 대신 "배려하는 게 중요한 거야"라고 말하고, "저녁 9시 이후에는 걸어다니는 거야. 신발을 신는 거야. 엄마가 뭐라 그랬는지 들은 대로 말해 봐"라고 구체적인 요구를 해야 합니다.
청소년 자녀와의 효과적인 소통법도 제시됩니다. 첫째, 밥상에서 아빠의 쓸데없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입니다. "엄마 오늘 일하러 나갔는데 되게 이상한 사람 만났다"처럼 부모가 자기 얘기를 하면 아이들이 한두 마디씩 거듭니다. 둘째, 밥상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아주 짧은 스킨십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복도에서 아들과 지나칠 때 엉덩이를 툭 두들겨주거나, 게임하는 아이 방에 들어가 정수리에 뽀뽀하고 얼른 나오는 것만으로도 관계가 달라집니다.
부모 자녀 간 건강한 소통은 단순한 대화 기술을 넘어 신앙의 전수와도 연결됩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은 사랑의 대화입니다. "네 잘못은 이거야"로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게 중요한 거야.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가르쳐줄 수 있는 부모의 대화 유산이야말로 우리의 신앙을 대화로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타당화, 호흡법, 3분 처방이라는 세 가지 핵심 도구를 일상에서 꾸준히 실천할 때, 부모와 자녀 모두가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P9a-KC10h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