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는 말귀는 다 알아듣는데 정작 말을 안 해요"라는 고민을 호소합니다. 이해 언어 능력은 또래 수준인데 표현 언어가 늦어지는 현상은 언어 치료실 상담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아이가 표현을 하지 않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으며,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적절한 언어 촉진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기다리기만 해서는 또래와의 언어 발달 격차가 커질 수 있기에, 아이의 기질과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기질별 특성에 따른 언어 표현 지연 원인

아이가 말귀는 알아들으면서도 표현을 주저하는 첫 번째 이유는 목표의식이 높거나 완벽주의적 기질을 가진 경우입니다. 이러한 아이들은 평소 놀이 상황에서도 자신의 수준보다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거나, 한 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완성해야 직성이 풀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물고기 잡기 놀이를 할 때 모든 물고기를 다 잡아야 하거나, 블록 놀이에서 완벽하게 만들지 못하면 아예 시도를 포기하는 행동 패턴이 관찰됩니다. 이런 기질의 아이는 일상에서 부모나 TV 속 캐릭터들이 완벽하게 구사하는 언어를 들으면서, 자신의 불완전한 표현과 비교하게 됩니다. 특히 외동이거나 나이 차이가 많은 형제가 있는 경우, 또래의 언어 모델 없이 성인의 완성된 언어만 접하게 되어 표현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통제 성향이 강한 기질입니다. 이러한 아이들은 자기 주도성이 강하고 좋고 싫음이 분명하며, 자신이 생각한 방식대로 상황이 흘러가야 심리적 안정감을 느낍니다. 놀이 패턴을 관찰하면 머릿속에 명확한 계획이 있는 것처럼 보이며, 장난감을 배치하거나 무언가를 만들 때도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헤어질 때 상대가 "빠빠이"라고 인사해도, 엄마가 "너도 빠빠이 해줘야지"라고 요구하면 손인사만 하는 식입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이 편한 방식으로 인사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왜 굳이 말로 표현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정한 규칙대로 소리를 내거나 단어를 사용하는 것보다 자기 방식대로 표현하려는 성향이 강해 언어 발달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구강 감각을 비롯한 신체적 감각이 예민한 경우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편식이 심하거나 음식을 오래 물고 있는 모습, 꿀떡꿀떡 넘기기 쉬운 부드러운 음식을 선호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낯가림이 심하고 답답한 상황을 잘 견디지 못하며, 밤에 재우기가 어렵거나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등의 모습도 관찰됩니다. 감각이 예민하다는 것은 외부 자극을 더 강하게 느낀다는 의미로, 조음 기관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소리를 내는 행위 자체가 불편하거나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몸짓 언어나 울음 등 소극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선호하게 되며, 적극적인 언어 표현보다는 조용한 모습을 유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감각적으로 민감한 아이는 구강뿐만 아니라 대소 근육 활동에서도 제한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어, 다양한 감각 노출의 기회가 부족하면 언어 발달의 결정적 시기를 놓칠 위험이 있습니다.
표현 촉진법: 기질에 맞는 언어 자극 전략

아이의 기질을 정확히 파악했다면, 그에 맞는 표현 촉진 전략을 적용해야 합니다. 목표의식이 높고 완벽주의적 성향의 아이에게는 직접적인 언어 교육보다는 간접적이고 자연스러운 언어 노출이 효과적입니다. "말로 해봐", "다시 말해봐"와 같은 직접적인 요구는 아이에게 실패 경험과 압박감을 줄 수 있어 피해야 합니다. 대신 일상에서 간단한 말들을 자주 들려주되, 아이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뭐 먹고 싶어?"라는 개방형 질문보다는 "사과 줄까? 바나나 줄까?"처럼 선택지를 제공하는 폐쇄형 질문이 더 적절합니다. 아이가 색연필을 가리키며 요구할 때는 "아, 색연필이 필요했구나. 색연필 주세요"라고 아이가 사용할 수 있는 언어 모델을 직접 제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통제 성향이 강한 아이에게는 육아 방식에서의 명확한 기준 설정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할 부분과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을 구분해야 합니다. 놀이 상황에서는 아이가 도로를 자기 방식대로 배치하고 노는 것을 충분히 허용하되, 일상에서 무언가를 가져가려 할 때는 엄마에게 간단한 언어로 허락을 받도록 하는 규칙을 일관되게 적용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는 자신의 자율성이 존중받는 영역과 언어 사용이 필수적인 영역을 구분하게 되며, 부모의 위치와 가정 내 규칙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언어를 단순한 표현 도구가 아닌 사회적 관계에서 필요한 소통 수단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감각이 예민한 아이에게는 다양한 감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입을 자주 사용하는 놀이, 예를 들어 풍선 불기, 빨대로 물건 옮기기, 휘파람 불기 등의 활동을 통해 구강 근육 사용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야 합니다. 또한 대소 근육을 활용한 신체 활동으로 전반적인 감각 민감도를 낮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가 편안함을 느끼는 상황에서 단어 말하기나 말 따라하기를 유도하되, 절대 강요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이가 손짓이나 행동으로 의사를 표현할 때는 양육자가 그 행동을 언어로 변환하여 들려줍니다. "응, 네가 저걸 가지고 싶구나. 저거 주세요"라고 아이의 감정과 행동을 말로 대신 표현해주면서 자연스러운 언어 모델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말해보라고 요구하기보다는 아이가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전문가 평가의 필요성과 조기 개입의 중요성
표현 언어 지연이 단순한 발달 특성인지, 언어 발달 장애의 신호인지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원래 늦게 트이는 아이들이 있다"거나 "아직 너무 어린데 걱정이 과하다"는 주변의 말에 의존하여 적절한 개입 시기를 놓치곤 합니다. 그러나 언어 발달에는 결정적 시기가 존재하며, 이 시기에 표현의 양이 늘지 않으면 또래와의 격차가 급격히 벌어질 수 있습니다. 1~3세 시기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중요한 발달 시기로, 이때 적절한 언어 자극과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추후 더 발달된 표현을 하는 데 심리적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 평가는 아이의 이해 언어 수준, 표현 언어 수준, 조음 능력,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합니다. 단순히 표현이 늦는 것인지, 아니면 이해 언어에도 문제가 있는지, 청각이나 신경학적 문제는 없는지 등을 확인하여 정확한 진단과 개입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생후 18개월이 지났는데도 의미 있는 단어를 10개 미만으로 사용하거나, 24개월에 두 단어 조합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경우, 또는 언어 이해에도 명확한 지연이 보이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가정에서의 노력만으로 개선이 어렵다면 언어 치료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합니다. 언어 치료는 아이의 발달 수준과 기질에 맞춘 개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부모 교육을 통해 가정에서도 일관된 언어 자극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조기 개입은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적절한 시기에 시작된 언어 치료는 아이의 전반적인 의사소통 능력 향상은 물론 자신감과 사회성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단순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관찰하고 이해하며 적극적으로 돕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아이의 언어 발달 지연은 분명한 원인이 있으며, 그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기질에 맞는 언어 촉진 전략을 일상에서 꾸준히 적용하되, 가정 내 노력만으로 한계가 느껴진다면 주저 없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무조건적인 기다림이 아닌, 아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적절한 자극을 제공하는 능동적 접근이 언어 발달의 핵심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zFhX3a9x0LI